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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기사를 활용해 기사의 내용이 대중의 태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결과, 정신장애인의 동료상담 활동을 다룬 회복기사나 정신장애인 가족의 역할을 다룬 정보제공기사를 읽은 경우 긍정적 변화가 일부 발견되고 전문적 치료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에 정신장애인의 사회적 낙인 형성의 주요 근원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미디어를 통해 정신장애인에 대한 낙인을 줄이기 위해 정신장애인 당사자의 회복 스토리를 발굴해 보도하는 등 긍정적 내용의 기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이와 함께 정신건강 관련 언론보도 가이드라인에 대한 인식과 실천이 이뤄져야 한다는 제언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사회연구에는 최근 ‘신문기사가 정신장애인에 대한 태도에 미치는 영향’(연구책임자 경상국립대학교 서미경 교수)이 게재됐다.
조현병 범죄통계 및 특징: 왜곡 vs 사실. ⓒ에이블뉴스DB
‘미디어’ 정신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낙인의 근원
정신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낙인은 그들의 회복에 필수적인 지역사회 참여와 사회적 기회를 제한하고 대중의 안전을 이유로 그들의 시민권을 침해하는 정당성을 제공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사회적 낙인은 이를 내면화한 정신장애인 당사자의 자기낙인에 영향을 미쳐 그들의 자존감과 삶의 질을 심각하게 저하시킨다.
이렇게 상호 연결된 사회적 낙인과 자기낙인으로 인해 정신장애인은 회복을 향한 노력을 포기하거나 치료를 회피하게 되고 이것이 그들에 대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증대시키는 주요 요인이 된다.
정신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낙인의 근원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TV나 신문기사와 같은 미디어다. 실제로 국내 ‘제2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관계부처 합동, 2021)에 의하면 ‘정신질환의 편견형성 요인’으로 대중매체가 가장 많이 지목됐다.
이에 이번 연구는 기존의 선행연구들이 신문기사의 부정적 사건 보도를 사회적 낙인의 주요 근원으로 보며, 긍정적이고 객관적인 보도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근거해 다양한 신문기사 내용이 독자의 정신장애인에 대한 태도와 인식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분석하고자 했다.
정신장애인에 대한 태도의 개별 집단 내 사전, 사후변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문기사의 내용에 따른 정신장애인에 대한 태도·인식의 변화
연구는 대학생 144명을 무작위로 세 개의 집단으로 배정했다. 실험 집단 1은 정신장애인에 의한 범죄기사(표적기사)+당사자 회복기사(긍정적 기사), 실험 집단 2는 정신장애인에 의한 범죄기사(표적기사)+정보제공기사(객관적 기사), 실험 집단 3은 정신장애인에 의한 범죄기사(표적기사)+일반건강기사를 읽게 했다.
연구결과 정신장애인에 대한 태도의 하위요인 모두 세 집단 간 사전·사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개별 집단 내 사전·사후 점수 변화를 비교한 결과, 회복기사 집단에서는 권위주의가 감소했고 정보제공기사 집단에서는 자비심이 의미 있게 증가했다.
또한 정신건강 치료에 대한 인식 중 치료적 낙인은 세 집단 간 사전·사후 의미 있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전문적 치료인식은 세 집단 중 정보제공기사 집단에서만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개별 집단 내 비교에서는 회복기사 집단이 정신장애의 원인을 부모의 양육방식이나 가난한 환경 등 사회적 요인으로 보는 경향이 낮아졌고 전문적 치료인식은 정보제공기사 집단에서 의미 있게 증가해 정신장애 치료에서 전문적 치료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
긍정적 기사의 유의미한 변화 확인 “좋은 기사 적극적으로 발굴·포상해야”
보고서는 “표적기사만을 읽은 통제집단에서도 부정적 태도가 증가하지 않았고 표적기사와 회복기사, 정보제공기사 등 긍정적 내용의 기사가 함께 제공돼도 사전, 사후의 완화 효과는 매우 일부 요인에서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는 이번 연구대상자들이 상대적으로 정신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태도가 적은 대학생이며, 사전에 비해 사후에 더 긍정적으로 변화되는 등의 일부 요인에서 나타난 긍정적 변화는 표적 기사의 영향력이라기보다 함께 제시된 긍정적 기사의 영향력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먼저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긍정적 기사의 유의미한 변화를 확인했으므로 긍정적 기사 보도를 자극하고 격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개인의 스토리를 담고 있는 경우 간접 접촉 효과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좋은 기사’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포상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낙인의 주요 근원이 미디어인지, 아니면 사회화 과정인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물론 사회화 과정에서 미디어의 역할 역시 중요하겠으나 그 근원에 대한 논의가 증거에 기반해 이루어져야만 어떻게 반낙인 노력을 할지에 대한 논의 역시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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