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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업에 활동지원사를 이용했다는 이유로 1억원 가량의 활동지원급여를 환수 조치 받은 시각장애인 안마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자,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한시련)가 9일 성명을 내고 깊은 애도와 함께 정부와 국회에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 방안을 요구했다.
한시련에 따르면, 지난 4일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안마원을 운영하던 시각장애인 장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 그의 어린 아들에 의해 발견됐다. 장 씨는 홀로 안마원을 운영하면서 생업을 위해 활동지원사의 도움을 받았다.
현재 장애인활동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장애인 활동지원사가 수급자의 생업을 지원할 수 없다. 의정부시는 최근 이를 확인해 5년 치 활동지원급여 약 1억원 가량을 환수조치 경고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장 씨는 유서에서 “5년이 넘게 의정부시나 센터들에서 아무런 언급도 없었다”며 “장애가 있어도 가족을 위해 살았고 남들에게 피해를 안 주려고 노력했다고 말하고 싶은데 내가 범죄를 저질렀다 하니 너무 허무하다”고 억울해했다.
한시련은 “장애인활동지원법은 비대면 지원, 노동관련 지원 등 제한된 지원이 많아 당사자들로부터 불만이 있어왔다”면서 “지난 국회에서 장애인기업활동촉진법을 개정해 중증장애인으로서 근로자를 사용하지 않는 장애경제인의 직업생활을 지원할 수 있도록 ‘업무지원인 서비스’를 도입했지만, 정부와 국회의 무관심으로 충분한 예산조차 확보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장 씨는 말로만 외치는 장애인의 자립생활지원과 허울뿐인 업무지원인서비스 사이에서 홀로 외롭게 삶을 마감해야만 했다”면서 “정부는 부정수급이라는 이름으로 초기 정책 설계의 오류와 서비스 간 연계의 한계 등 정부의 무능과 잘못을 전부 장애인 이용자의 잘못으로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끝으로 장 씨의 죽음을 애도하며, “정부는 무늬뿐인 장애인개인예산의 도입을 중단하고 활동지원 서비스의 목적에 따라 장애인 이용자의 자립을 위해 장애인 당사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서비스 내용을 개편해야 한다”면서 재발방지를 위한 구체적 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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