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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장애인이 국가건강검진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받을 수 있도록 2018년부터 장애친화 건강검진 사업을 실시하고 있지만, 의료기관에 대한 낮은 접근성과 장애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검진 항목 등 다양한 문제로 장애인의 건강검진 수검률은 여전히 저조하다.
이에 장애인의 건강검진 수검률을 높이기 위해 장애친화 건강검진 기관으로 지정된 의료기관에 대한 물리적 접근성 향상과 사업에 대한 적극적 홍보는 물론 시설 개보수 규모·보조금 산정 방식·필수 장비 목록 등 사업 기준과 행정절차에 대한 재검토,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매뉴얼 개발 등 개선이 시급하다는 제언이다.
국립재활원은 최근 ‘장애친화 건강검진 사업 확산 및 검진수가 적용 방안에 관한 연구’(연구책임자 서울대학교 간호대학 이경숙)를 발간했다.
장애인 건강검진 모습. ⓒ에이블뉴스DB
‘장애친화 건강검진사업’ 장애인도 국가건강검진 편리하게 받을 수 있도록
장애인이 경험하고 있는 건강 수준 격차에 대한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이를 해소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이 최근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장애인의 건강관리 영역은 세계적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이에 발맞추어 장애인의 건강관리를 위한 국가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5년 WHO는 장애인의 최적의 건강 기능 웰빙 인권을 달성하고자 ‘WHO action plan 2014-2021’을 발표하며 장애인의 더 나은 건강을 위한 세계적인 동참을 이끌기 위해 비전과 목표를 수립했다.
국내에서는 2017년 12월 30일부터 ‘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 건강권법)이 시행됐다. 장애인 건강권법 제7조에서는 장애인이 일반건강검진, 암 검진 등 국가건강검진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받을 수 있도록 ‘장애친화 건강검진’을 지정하고 있다.
해당 법률에 따라 2018년부터 장애친화 건강검진기관을 지정하고 있고 장애친화 건강검진 사업은 장애인의 의료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인력, 시설·장비 등의 지정 기준을 정하고 이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기관에 보조금을 제공하고 있다.
장애친화 건강검진 사업 공모에 2021년 6개소, 2022년에는 8개소가 참여해 사업 시작 이후 2022년 12월까지 장애친화 건강검진 기관으로 지정된 기관의 수는 총 24개소이며 이 중 개시 완료된 기관은 10개소다.
건강검진 완수 정도. ⓒ국립재활원
낮은 접근성·특성 미반영 등 문제‥장애인 건강검진 수검률 제자리걸음
장애인의 건강검진 수검률 증가는 장애인의 건강 수준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장애인 건강검진 수검률의 향상을 위해 2018년부터 장애친화 건강검진사업 실시 이후에도 장애인의 건강검진 수검율의 변화에 별다른 변화가 없는 실정이다.
국립재활원 재활연구소에 따르면 장애인의 2014년 일반건강검진 수검률은 65.6%에 비해 2019년 64.6%로 1.0%가량 줄어든 반면 암 검진은 41.1%에서 45.5%로 4.4% 증가했을 뿐이었다.
또한 장애친화 건강검진 사업을 개시한 장애친화 건강검진센터 1곳에서 기관 지정 이후 1년간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의무기록을 살펴본 결과, 장애인 수검자가 273명, 비장애인 수검자가 532명으로 비장애인 수검자가 장애인 수검자보다 1.9배 많았다.
이처럼 장애인의 낮은 건강검진 수검률은 검진기관에 대한 낮은 접근성, 장애 특성에 맞는 시설 및 장비의 부족, 의료인의 장애에 대한 정보 및 인식 부족, 장애인 당사자의 건강검진 정보 부재 등이 주요 원인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현재 실시되고 있는 장애친화 건강검진사업의 검진 항목은 비장애인과 동일해 장애 유형별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장애친화 건강검진 사업 보조금에도 공모에 신청하는 기관이 저조한 이유로는 장애친화 건강검진 기관 지정의 필수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비용에 비해 의료기관에 제공되는 보조금이 의료기관의 충분한 유인으로 작용하지 않아서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물리적 접근성 향상·사업 기준 및 행정절차 재검토 등 제언
보고서는 “장애친화 건강검진 사업의 목적은 장애인의 건강검진 수검률 향상이지만,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홍보가 부족했다”면서 “장애인들이 자주 방문하는 의료기관을 홍보의 채널로 활용하는 등 사업 홍보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장애인의 수검률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이유의 하나는 건강검진 기관까지의 물리적 접근성이기에 장애인의 물리적 접근성 향상을 위해 지방자치단체 또는 지역 장애인 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지역 장애인 단체 검진을 실시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해야 한다. 또한 이때 장애인의 이동 지원을 하는 방법에 대해 전략 마련과 이러한 전략의 현실 가능성과 효과성을 파악하는 시범 사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시설 개보수의 규모, 보조금 산정 방식 등 장애친화 건강검진 사업의 사업 기준과 필수 장비 목록과 사양 범위 지정 등 사업 행정절차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또한 장애인의 건강검진 수행에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종사자 교육의 개선 및 관리, 현장 상황이 반영된 매뉴얼 개발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장애친화 건강검진 사업을 시작하는 대부분 기관은 장애인 건강검진 또는 진료 경험이 거의 없다. 이에 중앙 본부(컨트롤타워)의 설립을 통해 사업을 개시한 기관이 사업 초기에 겪을 수 있는 운영 시행착오를 줄이고 기관의 관리자가 매뉴얼 이해를 돕는 교육 등 신규 지정 기관의 성공적인 사업 수행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다양한 개선방안을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연속성 있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중앙 본부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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