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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이 마땅히 누려야할 권리 '쉬운 정보'
작성자 관리자
조회수 : 2,568회 작성일 21-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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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01-22 14:05:36

발달장애인이 마땅히 누려야할 권리, 쉬운 정보

정보가 돈이 되는 세상

많은 이들이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하는 일, 스마트폰을 살펴보는 것 아닐까. 간밤에 올라온 새로운 뉴스, SNS의 댓글, 이메일, 오늘의 날씨 같은 것을 확인하는 일들 말이다. 아는 것이 힘이라는 말은 그저 지식이나 소양을 쌓으라는 의미를 넘어선지 오래다.

이 시대에서 정보‘력(力)’은 힘이자 돈이자 권리다. 어떤 정보를 얼마큼 이해했는지,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사람들은 서로 다른 결과를 얻는다. 나아가 정보를 통해 어떤 결정을 내리는 과정은 단순한 선택을 넘어 내가 원하는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느냐의 문제이기도 하다.

매일 우리가 접하는 정보들은 연예인의 사생활처럼 가볍게 지나칠 수 있는 것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 정보처럼 우리의 안전과 관련된 것까지 다양하다. 마찬가지로 정보를 필요로 하는 이유 역시 여가, 재미를 위해서일 수도 있고 경제적 생활, 치료를 위해서 일수도 있다.

어떤 이유로든 정보에 접근하고 활용하는 일은 삶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다. 특히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시대에 정보는 건강과 안전을 확보하는 중요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일상의 모든 순간에 마주하게 되는 정보는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주어질까? 이 질문으로부터 이 칼럼은 시작된다.

점자, 수어 그리고 쉬운 정보

누구나 동등하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우리는 ‘정보접근권’이라고 부른다. 어떤 장애인은 신체, 감각, 인지와 관련한 장애특성에 따라 정보접근에 어려움을 가진 정보약자에 속한다. 점자, 수어는 각각 시각장애인, 청각장애인의 장애특성을 고려한 정보접근권 지원방식이다.

인지적 어려움을 가진 지적장애인, 사회적 맥락의 이해에 어려움이 있는 자폐성장애인도 장애특성에 맞는 정보 접근 지원이 필요한 정보약자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각장애인이 점자를 통해 글을 보고, 청각장애인이 수어 통역, 자막을 통해 정보를 접하는 것과 같은 지원이 발달장애인에게는 오랫동안 부재했다.

특히 발달장애는 그 특성이 스펙트럼처럼 넓고 다양하기 때문에 개인에 맞는 지원이 필요하지만, 모든 발달장애인이 개별화된 정보 접근 지원을 받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해하기 쉬운 정보는 발달장애인의 정보접근을 지원하는 데 있어 충분조건은 아니지만 필수조건으로 존재해야 한다.

쉬운 정보가 뭐길래

‘쉬운 정보’란 무엇일까? 언뜻 그 의미를 쉽게 알 것 같기도 하지만, 사실은 쉽게 정의 내리기 어려운 개념이다. 가장 큰 이유는‘쉽다’의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같은 정보를 접하더라도 문해력 그리고 정보와 관련된 경험의 유무에 따라 쉬운 정도는 달라지게 된다.

다만 발달장애인을 위한‘쉬운 정보’에 필요한 요소와 각 요소에서 지켜야 할 기준은 분명히 존재한다. 이에 대한 내용은 차차 풀어갈 예정이다. 미리 간단히 설명하자면 쉬운 정보란 쉬운 글에 글의 의미를 보조하는 이미지(삽화나 사진)를 더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소소한소통에서 만든 쉬운 정보. ⓒ소소한소통에이블포토로 보기 소소한소통에서 만든 쉬운 정보. ⓒ소소한소통
2015년 11월 21일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발달장애인법)이 시행됐다. 이 법의 모든 내용이 중요하지만, 개인적으로 더 주목한 것은 제10조 의사소통지원이다. “발달장애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 정보를 이해하기 쉽게 제공해야 한다”는 정부와 지자체의 의무를 규정한 이 조항이 발달장애인의 삶에 큰 변화를 일으키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법이 시행된 지 5년도 더 지난 지금 이 시점에도 정부에서 배포하는 정책 정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법의 헐거움은 정부의 변화를 주도하지 못했고, 발달장애인의 삶에 영향을 주지 못하였다.

비록 정부의 변화는 더디지만, 발달장애인 그리고 발달장애인을 지원하는 사람들은 쉬운 정보를 필요로 하고, 관심을 갖고 움직이고 있다. 그 필요와 요구에 발맞춰 발달장애인을 위해 쉬운 정보를 만드는 곳이 필자가 대표로 있는 사회적기업 소소한소통이다. ‘쉬운 정보’라는 아직은 생소한 수단으로 발달장애인의 삶을 지원해나가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일하고 있다. 본 칼럼을 시작으로 1년간 ‘쉬운 정보’에 대한 지식, 경험 그리고 고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마땅히 누려야할 쉬운 정보

쉬운 정보라는 개념이 지금보다 더 생경했던 과거에는 어려운 정보를 있는 그대로 발달장애인에게 제공하고서, 정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자체를 장애특성으로 보는 식의 지원이 주를 이루었다. 개인의 다양한 특성을 존중하지 않고 정보 접근ㆍ활용 방식을 단편적, 제한적으로만 바라보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쉬운 정보는 단순히 정보 접근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당사자가 누려야 할 권리 중 하나다. 또 발달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제공되는 쉬운 정보는 당사자의 삶에 닿아, 스스로 더 나아갈 수 있게 한다. 쉬운 정보가 만들어져야 하는 이유다.


[발달장애인 독자를 위한 쉽게 쓴 칼럼 - easy read version]

발달장애인의 당연한 권리, 쉬운 정보

정보가 중요한 세상

많은 사람들이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스마트폰을 살펴보는 일인 것 같습니다. 새로운 뉴스, SNS의 댓글, 오늘의 날씨 등을 확인하는 거죠. ‘아는 것이 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내가 아는 만큼 삶이 달라진다는 의미인데요. 어떤 정보를 얼마큼 이해했는지, 그 정보를 어떻게 활용했는지에 따라 사람마다 일상이 달라지기 때문이죠.

우리가 매일 접하는 정보는 아주 작은 것부터 중요한 것 까지 다양합니다. 특히 코로나19 정보는 건강하고 안전하게 사는데 꼭 필요한, 아주 중요한 정보이죠. 즉 정보 중에는 여가, 재미를 위해서 필요한 내용도 있고 경제생활, 치료를 위해 필요한 것도 있습니다. 그런데 세상 모든 사람들이 모든 정보를 똑같이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을까요?

점자, 수어, 그리고 쉬운 정보

모든 사람이 똑같이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정보접근권’이라고 합니다.
장애인의 경우에는 장애특성에 맞게 정보 접근을 지원해야 합니다. 시각장애인은 점자, 청각장애인은 수어가 장애특성에 맞는 정보 접근을 지원하는 것이죠.
글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가진 지적장애인, 어떤 상황이나 분위기 등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자폐성장애인에게도 그 특성에 맞는 정보 접근 지원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발달장애인에게는 오랫동안 특성에 맞는 정보 접근 지원이 없었습니다.

특히 발달장애인은 한 사람 한사람이 다른 특징을 갖고 있죠. 그래서 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맞는 정보 접근 지원 노력이 필요한데요. 쉬운 정보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지만, 많은 발달장애인이 정보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쉬운 정보가 뭐길래

‘쉽다’라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어려운 내용을 얼마큼 이해할 수 있는지, 내용과 비슷한 경험을 직접 해 본적이 있는지에 따라 모두 다르거든요. 그래서 쉬운 정보를 만들 때 고민하고 챙겨야 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에 대한 것은 앞으로 천천히 이야기를 나눌 예정입니다.

미리 간단히 설명하자면 쉬운 정보란 쉬운 글에 그림, 사진을 더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5년 11월 21일에 발달장애인법이 시작되었습니다. 발달장애인법은 발달장애인의 권리를 지켜주고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서 만들어졌습니다. 발달장애인법 제10조에는 정부, 지자체가 발달장애인을 위한 정책 정보를 쉽게 만들어야 한다고 돼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정부, 지자체는 정책 정보를 쉽게 만드는 일에 큰 관심이 없습니다.

정부, 지자체는 크게 변화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쉬운 정보에 관심을 갖고 일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는 사회적기업 소소한소통 대표입니다. 소소한소통은 발달장애인을 위해 쉬운 정보를 만드는 사회적기업입니다. 오늘 이 칼럼(신문, 잡지 등에 실리는 개인의 생각이 담긴 글)이 첫 번째 칼럼인데요, 앞으로 1년 동안 쉬운 정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예정입니다.

당연한 권리, 쉬운 정보

쉬운 정보가 거의 없었던 예전에는 있는 그대로를 발달장애인에게 보여주고서, 발달장애인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받아들였습니다. 발달장애인의 특성에 맞는 정보 접근을 생각하지 않은 것이죠!

발달장애인이 접하는 모든 정보는 쉬워야 합니다. 복지관, 센터에 갔는데 프로그램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다면 쉽게 설명해달라고 요청하세요. 쉬운 정보는 권리니까요. 그렇게 하나씩 요청하다보면 어느새 모든 정보가 쉬워질 것이고, 발달장애인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것도 조금씩 늘어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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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백정연 (whitejy8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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