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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이금영 기자] 멀티플렉스 3사가 시청각 장애인들과 벌이고 있는 차별구제청구소송의 협상이 결렬됐다.
서울고등법원 민사5부는 시청각 장애인인 김모씨 등 4명이 CJ CGV와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를 상대로 “장애인도 차별받지 않고 평등하게 영화를 볼 수 있게 해달라”며 낸 차별구제소송의 항소심 8차 조정기일을 1일 오전 열었다.
이 소송은 김씨 등이 지난 2016년 영화관에 화면해설 음성서비스와 한글 자막을 제공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이듬해 1심 법원은 “영화관들에 장애인들에게 화면해설과 자막, FM보청기기를 제공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그러나 멀티플렉스 3사는 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이날 영화진흥위원회는 장애인 전용 시범상영관에 예산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원고 측 조정참가인으로 참석한 한상희 영화진흥위원회 영화문화팀장은 “지난달 25일 영진위가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영진위가 시범상영관 운영비용을 부담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보이는데 맞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 소송의 당사자들은 지난해 7월 재판부의 권유의 따라 협의체를 구성해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을 제공하는 시범상영관을 운영하기로 합의했으며 조정기일을 통해 구체적인 내용을 1년 가까이 논의해 왔다.
그러나 영진위가 시범상영관 운영비용을 단 한푼도 부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애초 영진위는 지난해 7월 열린 6차 변론기일 때도 영화배급사들이 자막 유출과 시나리오 저작권 침해 등을 이유로 반대했다는 의견을 냈다. 간접적으로 멀티플렉스 3사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에 재판부는 “시범상영관을 운영하고 그 운영 결과를 토대로 적정한 조정안이나 화해권고 결정안을 도출하기로 했는데 그 전제 요건인 운영 자체가 불가능해져 조정은 더 이상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조정안 도출을 위한 조정 절차를 종료하고 7월에 마지막 변론기일을 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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