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라 지원 끊긴 중증장애인…귀화하려면 3000만원 있어야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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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1-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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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9일 서울 도봉구 장애인거주시설 인강원에 머물고 있는 왕무형(51·가명)에게 배송된 건강보험료 고지서 두달치 건강보험료 26만3580원이 적혀있다. 2021.8.26/뉴스1 © News1 박동해 기자© 뉴스1 |
외국인 신분이라는 이유로 각종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중증지적장애인이 사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 장치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시민단체의 진정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제기됐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은 10일 오전 11시 인권위원회에 대만 국적의 지적장애인 왕무형씨(51·가명)의 국적 취득 방안 마련을 요구하는 진정을 제기했다.(관련기사: 소득 無 중증 지적장애인 앞으로 날아든 13만원 건강보험료)
1970년 당시 대만 국적의 아버지와 한국 국적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왕씨는 만 열다섯살이었던 1985년 인강원에 맡겨졌다. 시설 입소 후 연고자들과의 연락이 두절돼 체류자격 갱신이 되지 않았고 1996년부터는 체류자격이 만료된 채 인강원에서 생활해 왔다.
이후 인강원의 '탈시설 자립지원 계획'이 진행되면서 국적을 회복하는 작업을 거쳐 지난 7월3일 체류기간 3년의 비자를 발급받았지만 '외국인'으로 신분이 규정되면서 장애인으로서 받는 사회서비스를 전혀 받지 못하게 됐다.
그동안은 신분이 없는 일종의 '노숙인 행려병자'로 취급돼 사회서비스를 받았지만 외국인 신분이 되면서 대상에서 제외가 된 것이다.
이달 1일부터 사회복지급여 및 서비스가 일체 중단되면서 왕씨는 당장 매달 30여만원 정도의 인강원의 시설이용료를 내야 하는 상황이며 의료급여도 취소되면서 한달 건강보험료 13만원도 납부해야 한다.
이에 인강원 직원들과 왕씨를 돕는 시민단체들은 왕씨의 귀화를 추진하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현재의 제도상으로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왕씨는 모친이 내국인 신분이라 '간이귀화'가 가능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법무부 지침 상 간의귀화 신청자는 생계유지 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3000만 원 이상의 금융·부동산 자산을 가지고 있음을 증명하거나 취업 혹은 취업 예정 사실을 증빙해야 한다. 장애가 있고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왕씨에게는 사실상 불가능한 조건이다.
이에 진정을 제기한 단체들은 "생계유지 능력을 입증하는 서류를 제출해야만 국적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결국 여러 가지 사정으로 대한민국의 국민의 되고자 하는 장애인을 거부하겠다는 국가의 명백한 장애인에 대한 거부"라며 "이는 장애를 가진 사람에 대한 국가의 인식의 정도이며 비인권적인 감수성의 표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어 이들 단체들은 "장애로 인해 반드시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일상을 유지해야 하는 장애인에게 적합하지 않은 법적 기준으로 생존을 위협하는 것은 대한민국이 가하는 심각한 인권침해이며 차별행위"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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