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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전증 인식 개선 ‘퍼플데이’, 디너 없는 디너쇼
작성자 관리자
조회수 : 74회 작성일 25-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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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블뉴스 이복남 객원기자】 매년 3월 26일은 ‘퍼플데이’이다. 퍼플데이(Purple Day)는 2008년 캐나다 소녀 ‘캐시디 매건’이 보라색 옷을 입고 뇌전증을 알리기 시작한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 후부터 전 세계 뇌전증 장애인들이 유대를 강화하고 뇌전증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75개의 국가 지부와 112개국의 비영리 단체가 함께한다고 한다.

뇌전증은 뇌신경 세포의 과도한 전기적 방전으로 발생되는 비정상적인 뇌파로 인해 갑자기 경련, 의식 소실 등 다양한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만성질환이다. 주로 정신을 잃고 갑자기 쓰러지거나 온몸이나 팔다리가 굳어지면서 떠는 경련발작 증상이 나타난다.


김정철, 디너 없는 디너쇼. ⓒ이복남

김정철, 디너 없는 디너쇼. ⓒ이복남


뇌전증은 신경계 질환이다. ‘캐시디 매건’은 뇌전증에 대한 편견과 부정적 인식을 타파하기 위한 퍼플데이의 의의와 뇌전증에 대한 정보를 알리기 시작했다. 퍼플데이는 이른바 뇌전증에 대한 인식 개선의 날이다.

부산에서는 지평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지난 3월 26일 장애인 인식개선 공연으로 “김정철, 디너 없는 디너쇼”를 개최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게 된 이 공연은 뇌전증 당사자들이 직접 공연을 만들었으며 부산에서 활동하는 예술인들의 협력으로 기획하고 제작되었다고 한다.


구현우의 해바라기전. ⓒ이복남

구현우의 해바라기전. ⓒ이복남



그런데 3월 26일이 한참이나 지났는데 왜 이제 와서?

필자는 지난 3월 26일에 그 공연을 보았다. 그야말로 디너 없는 디너쇼는 뇌전증 장애인들이 출연하여 이야기하는 토크쇼였다. 중간에 비디오를 보여주고 노래도 두어 곡 불렀으나 홍보 팸플릿은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공연이 끝나고 공연 자료를 좀 봤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보내주겠다고 했다. 변명인즉 그동안 필자도 다른 일로 좀 바빴지만, 나중에 보내 온 공연 자료라는 게 그림으로 그려진 구성노트라서 필자가 글을 쓰는데는 별로 도움이 되는 것 같지 않아 차일피일 다른 일에 밀리고 말았다.

그날 3월 26일 “김정철, 디너 없는 디너쇼” 공연은 지평장애인자립센터 김정철 소장과 세 사람의 뇌전증 장애인이 나와서 서로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시작의 배경은 봄이었고 ‘벚꽃엔딩“이 흘러 나왔다.

출연자들의 노래. ⓒ이복남
출연자들의 노래. ⓒ이복남

봄이 되어도 뇌전증 장애인은 어디 가기가 무섭고 두렵다고 했다. 봄바람이 불고 벚꽃 잎이 날리니까 여자도 사귀고 싶고 연애도 하고 싶은데 언제 어디서 경련발작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외출하기가 두렵다는 것이다.

“여행을 떠나요” 여름이 와도 마찬가지다. 여행을 하다가 경련발작이 일어나면 어찌해야 하나. 눈물만 나온다고 했다. 그래도 김정철 소장은 동남아시아를 돌아보고 파키스탄도 갔다 왔다고 했다.

그런데 파키스탄에서는 뇌전증은 춤을 춘다고 했다. 뇌전증의 에너지를 춤으로 표현한다는 것이다. 쓰러지고 달리고 춤추고 그렇게 에너지를 발산한다고 했다.

파키스탄 뇌전증의 춤. ⓒ이복남
파키스탄 뇌전증의 춤. ⓒ이복남


예전에는 뇌전증 장애인의 대부분이 수술을 했다. 수술을 하면 낫는다고 했다. 그러나 수술을 해도 뇌전증은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요즘은 의사들이 25% 정도는 후유증이 남는다고 했다. 내가 그 25%에 속하는 건가? 뇌전증 장애인은 항상 자신을 되돌아본다고 했다.

뇌전증의 경련발작은 1분~2분에 불과하지만 2~30분 정도는 의식이 없어서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알지 못한다고 했다. 김정철 소장이 한번은 비장애인 동반자와 같이 길을 가다가 길에서 경련발작으로 쓰러졌는데 1분 30초 만에 정신을 차리고 일어났다.

디너쇼에 참여한 관객들. ⓒ이복남

그러나 본인은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같이 있던 동반자 말에 의하면 눈을 떠 보니 주위에 사람들이 삥 둘러서서 자신을 구경하는 것 같아 정신을 차리자마자 그곳에서 벗어나고자 무작정 달리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러나 본인은 경련발작으로 쓰러지고 달리기까지의 2~30분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뇌전증 장애인들은 사람 많은 곳을 두려워하여 외출을 삼가는 것 같지만, 사람들과 부대끼며 길들여지고 이겨내야 한다고 했다. 뇌전증 장애인의 100% 완치란 믿을 게 못 되므로.

“대부분의 뇌전증 장애인은 죽고 싶다는 말을 달고 살지만, 우리 인생도 알고 보면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찬란하게 빛나는 불빛들. ⓒ이복남

찬란하게 빛나는 불빛들. ⓒ이복남



김정철 소장은 뇌전증 도우미견 릴리를 데리고 다닌다. 김정철 소장에게 경련발작의 조짐이 보이면 릴리가 그 앞에 자기 몸을 뉘인다고 한다. 김정철 소장은 릴리가 자기 몸 위에서 쓰러지라고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릴리 위에 쓰러진 적도 있다고 했다.

고흐처럼 해바라기를 그리는 구현우 씨가 아버지와 같이 와서 노래를 불렀다. 구현우 씨는 고3 때 뇌출혈로 쓰러지면서 뇌전증이 왔는데 회복과정에 해바라기 그림을 그리면서 많이 좋아진 것 같다고 했다.

겨울이 오고 반짝이는 불빛들이 등장했다. 다른 사람들은 크리스마스를 축복할 때 뇌전증 장애인은 크리스마스트리 보다 더 화려하게 반짝이는 수백 수천 개의 찬란한 불빛들이 전신에서 반짝인다고 했다. 뇌전증의 에너지를 발산하느라고.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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