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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인이 자립할 수 있는가? 자폐는 disorder라는 발달장애다. 자폐는 전반적 발달장애라고 칭한다. 그 만큼 일생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disorder다. 자폐는 관리하고 조기에 개입해야 하며, 조기개입이 늦으면 최악이라고 칭해진다. 그러나, 자폐가 조기개입이 되지 않거나 관리가 미약하다고 해서 과연 자폐인이 자립할 수 없을까? 이를 해명하기 위해서는 자립의 의미를 알아야 한다.
자립은 스스로 자(自)에, 설 립(立)을 합쳐 스스로 선다는 의미다. 서구의 심리학은 자아를 전체와 타자와 고립시킨 후 자기를 성립시키는데 주안을 둔다. 서구심리학의 한계 내에서는 자폐인이 사회에서 완전히 자아를 가지고 스스로 서서 외부와 무관하게 살아야하는 존재가 된다.
그러나, 마르크스주의를 견지하는 심리학은 다르다. 마르크스는 인간은 사회적 총체 속의 존재이며, 인간은 타인과의 관계 없이는 의식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언명한다(포에에르바하 테제 및 독일 이데올로기 참조).
마르크스주의의 심리학 하에서는 개인은 혼자 설 수 없다. 개인은 사회적 총체이기 때문이다. 개인이 사회와 고립된다면 그것은 사회생활이라는 양식을 상실하여, 개인은 존속할 수 없게 된다.
마르크스주의 심리학을 구체화한 것은 소련 심리학자 알렉산더 루리아이다. 루리아는 1920년대 소련의 오지마을 연구를 통해, 자아의식 전에는 타인의 평가 속에서 자신을 알게 된다고 보았다. 게다가, 자아는 사회사적인 급격한 변화 속에 자아가 변한다고도 입증한다.
나는 자폐성 당사자로서, 자조모임에서 만난 자폐인 친구와 의남매를 맺고 한 집에서 살고 있다. 나와 누나는 2024년 6월 3일부터 살게 되었다. 현재도 계속 둘이 함께 산다. 내 어머니도 누나와 함께 살라고 했다.
나는 누나와 살면서, 크게 세 가지가 변했다.
첫째로, 나는 2024년 1월에 검사한 아이큐에서 언어이해가 103점이었는데, 누나와 살면서 안정적 환경에 있자 2024년 10월 4일에 한 아이큐 검사에서 언어이해 124점을 기록한다. 임상심리사는 내 경계선 지능을 보고도, 내가 후천적인 언어지능을 노력으로 향상시켰다고 내가 일할 수 있게 직업상담에서 잘 말해주겠다고 했다.
둘째, 나는 에이블뉴스에 기고를 하고 활동지원사도 취득하게 된다. 이것은 내가 일을 할 수 있는 자립의 기초가 되었다.
셋째, 누나가 기면증 증상으로 힘들어하자, 나는 누나를 데리고 신경과에 가서 적절한 의료를 받을 수 있게 도와주고, 누나와 병원에 가 주고, 누나가 힘들 때 약국에서 도움을 받기도 했다. 누나가 감각과민이 심해지자, 누나를 데리고 응급실에 가기도 했다. 다행히 누나는 응급실에서 안정을 찾았다.

내가 씻는 걸 어려워하자, 누나가 매일 씻는 것을 포함한 자조를 돕는 표를 만들어줬다.
나의 동의도 당연히 있었다. 나는 부모와 그 누구에게도 이러한 도움을 받지 못했다. ©김승엽
누나가 약이 모두 맞지 않는데 우황청심원으로 안정이 된다고 하자, 누나가 감각과민이 심해지면
나는 매일 우황청심원을 사서 누나에게 줬다. 누나는 다행히 우황청심원을 먹고 회복하였다.
한번은 저녁 늦게 나가서 내가 뛰면서 문을 연 약국을 찾아 우황청심원을 겨우 구매했다. ©김승엽
누나도 나와 살면서 외로움이 해소되고 치료를 받게 되었다고 좋아한다. 나는 누나가 응급실에 데려가주고, 우황청심원을 사주면서 챙겨준 사람이 나 밖에 없다는 것을 듣고 가슴 아프면서 왜 이렇게 자폐인이 소외될까 심도있는 분석을 했다.
누나를 모시고 응급실에 갔다. 2025년 1월 2일 오후 7시 40분에 응급실에 대기하다가,
겨우 응급실에 자리가 나자 누나를 응급실 침대에 눕게 하고, 내가 9시 1분에 사진을 찍었다.
이 날 오후 11시 40분경 응급실에서 안정을 찾은 누나를 데리고 택시를 타고 집에 오니
다음날 0시 13분이 되어 있었다. ©김승엽

중국에 마르크스주의 철학으로 자립해가는 내 자신을 성찰한 글에 대한 중국에서 응용 심리학을 공부하고
졸업한 학부생의 글. ©김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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