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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인인 나와 자폐인인 의누나가 함께 사는 자립생활과 정당성
작성자 관리자
조회수 : 536회 작성일 25-02-24

본문

자폐인이 자립할 수 있는가? 자폐는 disorder라는 발달장애다. 자폐는 전반적 발달장애라고 칭한다. 그 만큼 일생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disorder다. 자폐는 관리하고 조기에 개입해야 하며, 조기개입이 늦으면 최악이라고 칭해진다. 그러나, 자폐가 조기개입이 되지 않거나 관리가 미약하다고 해서 과연 자폐인이 자립할 수 없을까? 이를 해명하기 위해서는 자립의 의미를 알아야 한다. 

자립은 스스로 자(自)에, 설 립(立)을 합쳐 스스로 선다는 의미다. 서구의 심리학은 자아를 전체와 타자와 고립시킨 후 자기를 성립시키는데 주안을 둔다. 서구심리학의 한계 내에서는 자폐인이 사회에서 완전히 자아를 가지고 스스로 서서 외부와 무관하게 살아야하는 존재가 된다. 

 그러나, 마르크스주의를 견지하는 심리학은 다르다. 마르크스는 인간은 사회적 총체 속의 존재이며, 인간은 타인과의 관계 없이는 의식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언명한다(포에에르바하 테제 및 독일 이데올로기 참조).

마르크스주의의 심리학 하에서는 개인은 혼자 설 수 없다. 개인은 사회적 총체이기 때문이다. 개인이 사회와 고립된다면 그것은 사회생활이라는 양식을 상실하여, 개인은 존속할 수 없게 된다.

마르크스주의 심리학을 구체화한 것은 소련 심리학자 알렉산더 루리아이다. 루리아는 1920년대 소련의 오지마을 연구를 통해, 자아의식 전에는 타인의 평가 속에서 자신을 알게 된다고 보았다. 게다가, 자아는 사회사적인 급격한 변화 속에 자아가 변한다고도 입증한다. 

 나는 자폐성 당사자로서, 자조모임에서 만난 자폐인 친구와 의남매를 맺고 한 집에서 살고 있다. 나와 누나는 2024년 6월 3일부터 살게 되었다. 현재도 계속 둘이 함께 산다. 내 어머니도 누나와 함께 살라고 했다. 

 나는 누나와 살면서, 크게 세 가지가 변했다. 

 첫째로, 나는 2024년 1월에 검사한 아이큐에서 언어이해가 103점이었는데, 누나와 살면서 안정적 환경에 있자 2024년 10월 4일에 한 아이큐 검사에서 언어이해 124점을 기록한다. 임상심리사는 내 경계선 지능을 보고도, 내가 후천적인 언어지능을 노력으로 향상시켰다고 내가 일할 수 있게 직업상담에서 잘 말해주겠다고 했다. 

둘째, 나는 에이블뉴스에 기고를 하고 활동지원사도 취득하게 된다. 이것은 내가 일을 할 수 있는 자립의 기초가 되었다. 

 셋째, 누나가 기면증 증상으로 힘들어하자, 나는 누나를 데리고 신경과에 가서 적절한 의료를 받을 수 있게 도와주고, 누나와 병원에 가 주고, 누나가 힘들 때 약국에서 도움을 받기도 했다. 누나가 감각과민이 심해지자, 누나를 데리고 응급실에 가기도 했다. 다행히 누나는 응급실에서 안정을 찾았다.  


 내가 씻는 걸 어려워하자, 누나가 매일 씻는 것을 포함한 자조를 돕는 표를 만들어줬다. 나의 동의도 당연히 있었다. 나는 부모와 그 누구에게도 이러한 도움을 받지 못했다. ©김승엽

 내가 씻는 걸 어려워하자, 누나가 매일 씻는 것을 포함한 자조를 돕는 표를 만들어줬다. 

나의 동의도 당연히 있었다. 나는 부모와 그 누구에게도 이러한 도움을 받지 못했다. ©김승엽


누나가 약이 모두 맞지 않는데 우황청심원으로 안정이 된다고 하자, 누나가 감각과민이 심해지면 나는 매일 우황청심원을 사서 누나에게 줬다. 누나는 다행히 우황청심원을 먹고 회복하였다. 한번은 저녁 늦게 나가서 내가 뛰면서 문을 연 약국을 찾아 우황청심원을 겨우 구매했다. ©김승엽

누나가 약이 모두 맞지 않는데 우황청심원으로 안정이 된다고 하자, 누나가 감각과민이 심해지면 

나는 매일 우황청심원을 사서 누나에게 줬다. 누나는 다행히 우황청심원을 먹고 회복하였다. 

한번은 저녁 늦게 나가서 내가 뛰면서 문을 연 약국을 찾아 우황청심원을 겨우 구매했다. ©김승엽



누나도 나와 살면서 외로움이 해소되고 치료를 받게 되었다고 좋아한다.  나는 누나가 응급실에 데려가주고, 우황청심원을 사주면서 챙겨준 사람이 나 밖에 없다는 것을 듣고 가슴 아프면서 왜 이렇게 자폐인이 소외될까 심도있는 분석을 했다. 


누나를 모시고 응급실에 갔다. 2025년 1월 2일 오후 7시 40분에 응급실에 대기하다가, 겨우 응급실에 자리가 나자 누나를 응급실 침대에 눕게 하고, 내가 9시 1분에 사진을 찍었다. 이 날 오후 11시 40분경 응급실에서 안정을 찾은 누나를 데리고 택시를 타고 집에 오니 다음날 0시 13분이 되어 있었다. ©김승엽

누나를 모시고 응급실에 갔다. 2025년 1월 2일 오후 7시 40분에 응급실에 대기하다가, 

겨우 응급실에 자리가 나자 누나를 응급실 침대에 눕게 하고, 내가 9시 1분에 사진을 찍었다. 

이 날 오후 11시 40분경 응급실에서 안정을 찾은 누나를 데리고 택시를 타고 집에 오니

 다음날 0시 13분이 되어 있었다. ©김승엽


누나는 내가 혼자서 고심하고, 참고, 혼자서 편협하게 판단하는 습관을 개선시켜줬다. 누나는 나에게 판단 전에 누군가와 상의하고, 당사자와 대화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구하라고 했다. 처음에 나는 힘들었어도, 누나 말대로 항상 판단 전에 심사숙고하여 이제 나는 편협한 사람에서 객관적인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나는 만 21세 성년기에 ADOS-2, ADI-R, CARS, SMS, IQ 등을 받았고, 또 카너 증후군을 진단받았다. 반대로, 말해 성년기 이전 만 3세 이전에 언어지연이 심하고, 나조차 만 4-5세 시기 반향어를 기억하는데 조기개입이 없었다. 

누나는 나보다 기능이 좋은 아스퍼거 증후군이다(지적능력에 문제는 없지만 자폐가 너무 심각하다.) 내 누나는 나에 비해 기능이 좋고 지적수준도 평균 중에서 좋은 편이다. 다만, 누나는 나에 비해 감각과민이 심하고, 언어보다 이미지로 사고한다. 나는 언어로 사고하고 누나보다 감각과민이 약하고 눈치는 빠르다.

전반적으로는 누나보다 나는 자립능력도 기능도 떨어진다. 누나는 30세 초반에 진단을 받았다. 누나도 조기개입이 없었다. 전문가들은 자폐가 조기개입이 없으면 생존하기 힘든다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누나를, 누나는 나를 도왔다.

언론에서는 발달장애인은 자립능력이 없어서 절대로 자립할 수 없다고 단정짓는다. 이것은 서구 심리학의 견지에서 자립을 철저하게 고립시켜서, 사회와 무관하게 한 사람이 혼자서 서야 한다고 전제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이 세상에 과연 혼자서 설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하다못해, 어린아이도 혼자 클 수 없고 주변의 친구들, 부모님, 선생님의 영향을 받는다. 성인마저도 병이 걸리면 의사를, 법률문제가 생기면 변호사를, 차를 고치려면 정비사를, 머리를 자르려면 미용사를 찾는다. 노인도 노년이 되면 요양보호사 또는 활동지원사의 도움도 받는다.

심지어, 언론에서는 발달장애인이 자립에 실패하면, 그것을 일반화하여 아예 발달장애인을 차별하는 작태도 보인다. 그러나 발달장애인도 당연한 사람이다. 사회속에서 자아를 형성해가는 과정의 인간이다. 유독 자폐인이 실패한 것을 일반화하여 그들을 무능하다고 단정지을 근거는 없다. 

 게다가 인간은 사회사적 변화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도 나와 누나는 실천으로 입증했다. 나는 방송에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아스퍼거 증후군에 대한 방송이 계속되는 속에, 아스퍼거를 진단받게 된다. 누나도 2023년에 진단을 받았다. 문제는 나는 카너 증후군인 것이 언어발달상 명백했어도, 아스퍼거로 진단받다 소아기 자폐증(카너 증후군)으로 아스퍼거가 배제되고 진단을 받기도 했다. 사회사에서 자폐 인식의 변화가 없었다면, 나와 누나가 진단을 받고 서로 같이 살 수 있었을까? 

 나와 누나의 자립은 계속 진행되어 간다. 이러한 근거는 마르크스주의 철학과 루리아의 문화역사적 이론으로 뒷받침되어 간다. 나와 누나가 2025년 2월 3일에 내가 활동하는 마르크스주의 단체의 상근자인 의사를 만났다. 그 의사는 대화 중에 우리에게 "모임을 갖게 하는 거 자체가 굉장한 어떤 두 분 스스로 느끼셨겠지만, 든든한 효과를 줘요. 이제 안정이 되면, 사고도 좀 더 발전하고"라고 답한다.

내가 중국에 마르크스주의 철학으로 자립해가는 내 자신을 성찰한 글을 쓰자, 마르크스주의를 이념으로 채택하는 중국에서 응용 심리학을 공부하고 졸업한 학부생은 "저는 응용 심리학 학부 졸업생입니다. 우리가 배운 내용에 따르면 자폐증은 2-6세만이 개입의 황금기입니다. 이 기간이 지나면 개입하기 어렵다고 하지만, 당신은 반례이고, 현재 주류인 인지 행동 요법을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힘내세요"라고까지 한다. 


 중국에 마르크스주의 철학으로 자립해가는 내 자신을 성찰한 글에 대한 중국에서 응용 심리학을 공부하고 졸업한 학부생의 글.  ©김승엽

 중국에 마르크스주의 철학으로 자립해가는 내 자신을 성찰한 글에 대한 중국에서 응용 심리학을 공부하고 

졸업한 학부생의 글.  ©김승엽



이제, 나와 누나의 자립은 철학적, 심리학적인 정당성과 전문가들의 견해까지 뒷받침되어 단순한 추상적인 삶과 말이 물질적인 구체성을 가진 힘이 되었다. 나와 누나의 자립은 그것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다른 자폐인들의 자립에까지 중요한 기초, 토대가 될 것이라고 나 자신은 강하게 확신한다.  일부 의사나 상담사가 우리의 자립생활을 부정적으로 평가해도 그것을 반박할 근거까지 생겼다. 

*이 글은 자폐성 당사자인 독자 김승엽 님이 보내온 글입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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