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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명 모두 장애이유로 거부, “뿌리 뽑자” 인권위 진정
놀이공원 차별 하루이틀 아냐…강력한 시정권고 요청
놀이공원에서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행위가 ‘또’ 발생했다.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장애를 이유로 비장애인 보호자 동반 없이는 놀이기구 이용을 할 수 없다고 거부당한 것.
끊임없는 인권위 진정과 8년의 기나긴 법정 싸움, 그리고 지난 9일 국가인권위원회의 의견표명이 발표된 지 한 달도 안 돼 또다시 장애인들이 인권위를 찾았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장추련), 한국피플퍼스트 등 4개 단체는 18일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놀이기구 이용에서 보호자 동반을 강요한 A놀이공원을 상대로 차별 진정을 제기했다.
총 9명의 진정인은 성인임에도 장애를 이유로 비장애인 보호자 동반 없이는 놀이기구 이용과 ‘우선 입장 제도’ 모두 거부당했다고 입 모아 말했다.
해당 놀이공원은 장애인 이용 편의를 위한 '우선 입장 제도'를 운영하지만, 비장애인 동반 없이는 탑승할 수 없다고 안내하고 있다.
시각장애인 곽남희 씨는 “안전벨트도 없는 안전한 보트 모양의 기구임에도 불구하고 시각장애라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2003년과 2009년에는 탔지만, 2017년부터 막기 시작했다”면서 “그 외 가볍게 타는 기구조차도 동반자를 강요당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발달장애인 김대범 씨 역시 놀이기구를 타려고 입장을 기다렸지만, 비장애인 동반자가 없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김 씨는 “보호자가 없으면 인기 없는 놀이기구나 타라고 말하는 직원의 말에 너무 큰 상처를 받았다. 내 돈 내고 놀러 왔고 연간회원권도 끊었는데 혼자서 이용할 수 없는 상황에 화가 나고 억울했다”면서 ‘장애인차별’을 성토했다.
장추련 등은 ‘장애 여부를 떠나 놀이기구를 이용하는 고객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해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는 업체가 이를 거부한 것은 헌법과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위반한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놀이공원에서의 장애인 차별은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다. 놀이기구 탑승을 거부당한 장애인들은 끊임없이 놀이공원을 상대로 진정을 제기해왔고, 법정싸움 또한 올해로 8년째 지지부진하게 진행 중이다.
인권위 또한 장애인이라는 사실만으로 놀이기구 이용 제한은 ‘차별’이라고 결정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 인권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시각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놀이기구 탑승 시 보호자 동반을 요구한 시설에 “장애인차별”이라고 권고한 것.
인권위는 장애인이라는 사실만으로 놀이기구 이용 제한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개개인을 판단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장애인은 안전사고 발생의 위험이 높다는 이유로 보호자 동반 탑승 등을 강요하는 것은 ‘평등권 침해 차별행위’라고 판단한 바 있다.
최근인 지난 9일에는 테마파크 등 유원시설에서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편의시설 개선을 위한 실태조사 및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표명이 나오기도 했다.
이들은 인권위 진정을 통해 단지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비장애인 보호자 등의 동반 탑승을 요구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관련 규정을 개선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전체 직원에 대해 장애인 인권교육을 실시해 향후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지도‧감독도 철저히 할 것을 권고 내려달라고도 강조했다.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 김재왕 변호사는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장애 정도, 놀이기구 탑승 경험 유무를 전혀 묻지 않고 일률적으로 동반자를 강요하는 것은 차별”이라면서 “인권위는 모든 사람은 동등하게 놀이기구를 이용할 수 있고 위험을 선택할 권리를 인정해 비장애인 보호자를 무조건 강요하지 않도록 시정 권고를 내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추련 김성연 사무국장도 “장애인차별금지법이 만들어진 지 15년이 됐지만, 여전히 놀이공원은 장애인을 고객으로 보지 않고 아이 취급하면서 놀이기구를 탈지 말지 결정도 할 수 없는 사람으로 취급하고 있다”면서 “이번 진정이 마지막일 수 있도록 인권위가 강력한 시정 권고를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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