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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의 장애인부모가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께 드리는 고언
작성자 관리자
조회수 : 1,742회 작성일 23-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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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4일제, 4.5일제 발언 철회를”

먼저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 취임을 축하드리며 국리민복을 위해 애쓰시는 데 대해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필자는 올해 70대 중반으로 의사소통도 안 되고,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사고력, 판단력이 부족해 혼자 문밖에도 못 나가는 38세 1급 자폐성 장애인을 돌보는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원내대표께서도 발달장애인 부모가 열악한 장애인과 부모 복지를 견디지 못하고, 자녀와 동반자살하거나 자녀를 살해하는 언론 보도를 통해 현실을 익히 알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한마디로 발달장애인과 중증, 중복 장애인가정은 지옥이나 다름없습니다. 24시간 장애인 자녀와 생활하면 우울증, 공황장애 등으로 정상 생활을 할 수가 없고, 그나마 성인이 되면 장애인복지관도 중증장애인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하지 않고, 주간보호시설 등 이용 시설도 절대 부족해 보내지 못하는 부모들도 많은데, 정치권에서는 이들에 대한 무관심으로 장애인 부모들이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필자의 아들도 낮에는 4Km나 떨어진 곳의 주간보호시설에 보내, 낮 시간만이라도 아내와 필자는 쉼의 여유를 가질 수 있지만, 저녁에 돌아오면 다시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집니다.

이제는 아들 돌볼 능력도 상실해 아들을 아침저녁 시설에 데려다 주고, 데리고 오는 일조차 벅차 점점 아들의 시설이용을 포기해야 하는 날이 다가오고 있지만, 그나마 시설에 보내지 않으면 필자와 아내는 우울증과 공황장애로 살아갈 수 없습니다.

이미 필자는 공황장애로 3년 넘게 정신과 약을 복용한 전력이 있고, 아내도 우울증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우리 가정뿐 아니라 다른 가정도 별반 다르지 않지만, 정부와 지자체는 하나같이 나 몰라라 하고 있고, 정치권도 전혀 관심이 없으니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그런데, 일전에 언론 보도에 박 원내대표께서 개인 SNS에 올린 글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주 4.5일제를 향해 대담하게 나아가겠다. 초등 자녀를 키우는 맞벌이 부모 중 원하는부모에 대하여 주 4일제를 현실화하는 방안을 준비하겠다.”

이게 사실이고 이를 정책으로 입안한다면 장애인 부모들을 다 죽이는 결과로 나타날 것입니다. 당장 철회할 것을 요구합니다.

장애인 부모들에게 토, 일요일과 공휴일은 가능하면 없는 게 좋은데, 어쩌자고 공휴일이 휴일이면 대체공휴일까지 지정해 장애인 부모들을 괴롭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갑니다. 물론 정치인과 고위 공무원들은 장애인 자녀가 없어서 이런 고통을 모르기 때문이겠지요. 장애인 부모들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닙니까? 왜 푸대접합니까? 우리도 세금 내고 국민의 의무를 다 하고 있음에도 차별받는 건 용납할 수 없습니다.

정부와 정치권이 대체공휴일을 정한 건 국민들로부터 표를 얻기 위한 방편이지, 그로 인해 고통이 가중되는 장애인 부모들은 안중에도 없는 게 사실이 아닌가요? 왜 장애인과 부모들은 투표권이 없다고 생각하십니까? 250만 등록장애인과 부모, 형제자매들의 표가 얼마나 되는지 한 번쯤 계산해 보기 바랍니다.

필자는 SNS에 올린 주 4.5일제에 대한 발언을 즉각 취소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하며, 이런 정책을 입안하겠다는 약속을 해 주기를 요청합니다.

“장애인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 중 원하는 부모에 대하여 학교, 복지관, 이용시설에 주 7일제를 현실화하는 방안을 검토해 반드시 시행하고, 부모 사망 시에는 장애인 자녀를 전원 정부와 지자체가 책임질 기반을 즉각 마련하겠다.”

시도해 보지도 않고 ‘안 될 것이다’, ‘안 된다’라는 말은 사양합니다. 물론 기존 인력의 주 7일 근무는 불가능하지요. 토, 일요일과 공휴일에 근무할 인력을 별도 채용하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지금 시‧도 교육청에서는 정부 세금 수입이 늘어나고 학생 수는 줄어서, 교육세 교부금이 남아돌아 수천억 원, 수조 원을 은행에 예치해 이자놀이를 하고 있고, 학생들 수학여행 경비 지원, 교복 구입비 지원, 공짜 학습기 지원 등에 흥청망청 예산을 집행하면서 장애인들은 특수학교와 특수학급이 부족해 집 앞에 학교가 있어도 정원 초과로 한 시간 이상 원거리 통학 고통에 시달려도, 특수학교와 특수학급 증설에는 예산 1원도 집행하지 않아 혼자 등 하교할 수 없는 장애인과 부모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걸 알고나 있습니까?

휴일은 장애인 부모들에게 지옥입니다. 또 지금 70대 이상 부모들이 돌볼 능력을 상실하고, 죽고 나면 장애인 자녀가 갈 곳도 없고 굶어 죽는 사태가 발생해 사회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발달장애인과 아무 관련도 없는 장애인단체가 탈시설을 부르짖어 장애인거주시설 신규 허가를 불허하고, 신규 입주도 봉쇄돼 부모가 죽으면 장애인들은 거리에서 굶어 죽고, 겨울에 얼어 죽어도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필자는 가장 걱정되는 게 내가 죽고 아내도 죽고 나면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들은 아내 시체 옆에서 굶어 죽을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국회에서 다수당인 민주당이 결정하면 얼마든지 가능한 장애인복지가 이루어지도록, 현재 장애인 거주시설 정원을 30명 미만으로 정하고, 거주시설에 결원이 있어도 정원 30명 미만이 될 때까지 신규 입소를 중단한 정책을 백지화하고, 탈시설이 거론된 지 20년이 지났지만 아직 걸음마도 떼지 못한 현실에서 갈 곳 없는 장애인들을 위해 신규 거주시설 허가를 재개하고, 거주시설에서 잘 살고 있는 장애인들 보다 시급한 고령 부모들이 돌보고 있는 재가 장애인들 문제부터 해결할 수 있는 그룹홈을 정부와 지자체가 대량 공급해 고령의 부모들이 돌보는 장애인들을 순서대로 입주시켜 사회 문제가 되지 않게 하고, 수십 년을 장애인 자녀 때문에 정상 생활을 하지 못했던 부모들에게 마지막으로 짧으나마 쉼의 시간을 제공해 주세요.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이 정책을 입안하면 여당도 거부하지 못할 것입니다. 부디 제 고언을 흘려듣지 마시고 이 땅의 250만 명 등록장애인과 부모들을 위해 국회의원으로서의 책무를 다해 주시기를 간청합니다.

*이글은 권유상 전 한국장애인부모회 사무처장이 보내왔습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편집국(02-792-7785)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도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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