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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청각·지체·뇌병변 총 8명, 차별구제청구소송 제기
장애를 고려하지 않은 버스정류장,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하라!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장추련) 등 4개 단체가 19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장애인 버스정류장 이용에 대한 장애인차별구제청구소송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 원고는 시각장애인 3명, 청각장애인 2명, 지체·뇌병변장애인 3명 등 총 8명이다.
원고들은 각각 서울시, 경기 김포시, 광주광역시에 거주하고 있으며, 이들은 자주 이용하는 버스정류장 이용이 불편 또는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시각장애인의 경우 점자블록 등의 유도 안내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고 했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문자 및 음성안내가 제공되지 않으며, 지체·뇌병변장애인은 휠체어의 진출입이나 회전 등이 어려워 버스정류장 이용 불편을 감수하고 있었다.
시각장애인 원고인 곽남희 씨는 "2011년부터 버스를 자주 이용했다. 10여년이 흐른 지금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접근성이 좋지 못하다. 버스정류장에 음성안내기가 없는 곳이 있고, 있더라도 소리가 너무 작다. 점자블록이 있어도 파손돼 있기도 하다"면서 "시각장애인은 혼자 버스 타기 너무 어려워 일일이 오는 버스를 손으로 잡아 기사님께 물어봐야 한다. 시각장애인도 알아서 버스에 승차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지켜라"고 말했다.
역시 시각장애인 원고로 참여한 강상수 씨도 "어떤 버스가 오는지 일일이 기사님께 문의해야 하는 과정에서 '버스를 괜히 세운다'며 모욕감과 자괴감을 느낄 만큼 심한 말들을 듣곤 한다"면서 "휠체어를 탄 지체장애인 지인 또한 교통약자가 많이 사는 주공아파트 버스정류장을 이용하는데 진입로 폭이 좁고 울퉁불퉁해서 전동휠체어로 접근하기 어려움을 겪는다"고 버스정류장에서의 차별 경험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국가, 지자체장에게 개선을 요구했지만 모든 것은 생색내기에 지나지 않았고, 아직도 타야 할 버스를 보내버리는 차별을 경험하고 있다.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판단하에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다"면서 "국가는 저희의 말을 외면하지 마시고, 하루속히 교통약자가 교통약자가 아니게 되는 사회를 구현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지난 2014년 10월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는 대한민국 정부에 이미 모든 대중교통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라는 권고를 내린 바 있다.
장추련은 이번 소송을 통해 보편적인 대중교통서비스가 장애인을 고려하지 않은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은 “차별행위”라는 것을 법원으로부터 판단 받고,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소송대리는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재단법인 동천, 사단법인 두루 등이 맡았다.
소송대리를 맡은 재단법인 동천 김윤진 변호사는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상 정류장은 장애인에 대한 정당한 편의를 적용해야 하는 대상이지만, 조건들을 갖추지 못한 곳이 많아 장애인들은 아예 버스 접근이 불가능하거나 어렵다. 차도에 내려야 하는 등 위험을 무릅써야 한다"면서 "저상버스가 도입돼도 버스정류장이 정비되지 않으면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동등한 이동권이 보장되지 않는다. 장애인 이동환경을 보장하는데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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