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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가장애인 25년, “배제해도 될 사람 없다”
작성자 관리자
조회수 : 1,882회 작성일 22-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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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 삭발 투쟁 7일 차, “비장애중심사회 바꾸자"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2-04-07 09:51:40
“이 땅에 태어나고 살아가는 사람들 중 그 누구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없거나 교육을 못 받는 것이 당연하고, 노동사회에서 당연하게 배제해도 될 사람은 없습니다. 지역사회가 아닌 감옥 같은 시설에서 살아도 될 사람은 없습니다.”

중증뇌병변장애를 가진 세종장애인차별철폐연대 문경희 공동대표가 7일 오전 8시 3호선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삭발 투쟁을 결의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7일 오전 8시 3호선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삭발 투쟁 결의식을 열고 있다.ⓒ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에이블포토로 보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7일 오전 8시 3호선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삭발 투쟁 결의식을 열고 있다.ⓒ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문 공동대표가 소속돼 있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특별교통수단 운영비 국비 보장 ▲장애인평생교육시설 국비 지원 ▲탈시설 권리보장 예산 6224억원 증액 ▲하루 24시간 활동지원 보장 등이 골자인 ‘장애인권리예산’을 요구하며 지난 2월 3일부터 26번의 출근길 지하철 타기 투쟁을 벌였다. 지난달 29일 인수위 측의 면담 이후, 권리예산에 대한 구체적 답변을 4월 20일까지 요구한 상태다.

또한, 추가로 21대 국회에 계류 중인 ▲장애인평생교육법 제정안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안 ▲장애인탈시설지원법 제정안 ▲장애인 등 특수교육법 개정안 등 민생 4대 법안을 4월 국회에서 통과시켜달라고도 요청했다.

전장연은 인수위의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을 때까지 지난달 30일부터 1명씩 삭발 투쟁을 벌이겠다고 선포했다.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이형숙 회장,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용기 회장, 전장연 권달주 상임공동대표,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배재현 대의원,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최동운․이수미 활동가, 전남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창준 집행위원장 등에 이어 7번째로 삭발을 거행했다.
 
7일 오전 8시 3호선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삭발 투쟁을 결의한 세종장애인차별철폐연대 문경희 공동대표(왼),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차한선 장비회원(오).ⓒ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에이블포토로 보기▲ 7일 오전 8시 3호선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삭발 투쟁을 결의한 세종장애인차별철폐연대 문경희 공동대표(왼),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차한선 장비회원(오).ⓒ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문경희 공동대표는 결의문을 통해 “저는 학교를 가고 친구들을 만나고 그 속에서 사회생활을 배우며 꿈을 키울 나이에 저는 재가장애인으로 25년을 살아왔다. 내가 학교에 갈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면서도 “오빠 언니들이 학교에서 소풍을 가면 어머니가 싸준 김밥을 갖고 안방, 건넛방, 마당에서 혼자 먹는 것도 당연하다고만 생각했다. 중증장애를 가진 몸이었기 때문”이었다며 과거 재가장애인으로서의 아픔을 회상했다.

문 공동대표는 전장연의 투쟁을 통해 나의 장애가 잘못이 아니라. 시혜와 동정만 있는 비장애중심사회가 그 원인이었음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내 몸에 장애가 있어서 학교를 못 간 건이 아님을 이제는 안다. 휠체어 타는 사람이 이동할 수 없는 것이 문제고, 접근할 수 없는 학교가 문제고, 비장애중심사회를 견고하게 만들어놓은 정치권과 소위 전문가 집단사회가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피력했다.

이에 문 공동대표는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 이동하고 교육받아야 하며, 노동하며 내 몸에 맞는 속도대로 노동하며, 지역사회에서 살고 싶다고 말하기 위해 삭발까지 해야 하는 대한민국에 사는 사실이 너무 화가나고 슬프다”면서도 “함께하는 동지들과 연대하는 동지들과 함께 하기에 비장애중심사회를 바꿔나갈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함께 삭발을 결의한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차한선 장비회원은 “전동휠체어를 타고 다니며 마음을 쓸어내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바퀴가 전동차와 승강장 사이에 빠지고, 휠체어가 없는 역에서 리프트를 이용하면서 느낀 불안을 잊을 수가 없다”면서 “장애인에게 이동할 수 있는 권리를 생존을 위한 권리다. 권리를 지키기 위한 예산이 마련될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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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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