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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가 “믿을 구석”이 되었으면, '2025 서울국제도서전' 현장스케치
작성자 관리자
조회수 : 84회 작성일 25-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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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블뉴스 조형준 칼럼니스트】어렸을 때부터 거실에 신문이나 잡지, 책들이 널려 있어 자연스럽게 접했었다. 그러다 보니 수필이나 소설, 기사나 인터뷰 등 다양한 장르의 글을 쓰게 되었다. 나에게 있어 책은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주며 좁은 시야를 넓히는 고마운 존재다.

'서울국제도서전(SIBF)' 두 번째 관람이다. 2016년으로 기억하는데 그때도 지인과 방문하여 둘러봤던 기억이 난다. 거의 10년 가까이 됐는데 올해 규모도 커지고 다채롭게 준비한 모습이 보였다. 안 그래도 최근 텍스트힙의 열풍으로 독서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높아졌다.

이를 반영한 듯 참가사들도 도서 관련 참신하면서도 아이디어 넘치는 굿즈 판매 및 SNS를 적극 활용한 실시간 이벤트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2025 서울국제도서전(SIBF)' 모습. ©조형준
'2025 서울국제도서전(SIBF)' 모습. ©조형준



마지막 날, 그것도 관람객들이 더욱 붐비는 오후에 코엑스 A홀로 들어섰다. 입구부터 상당히 긴 줄과 곳곳에 들려오는 환호성 및 이야기 소리. 시장 한복판을 연상하게 만들 듯 관람객들이 만들어 낸 열기가 장난 아니었다.

지인과 합류하여 부스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나의 발걸음을 잠시 멈추게 만든 일이 있었다. 바로 앞 쪽에 전동 휠체어를 타고 활동 지원사로 보이는 동행과 대화를 나누는 장애 당사자들이 있었던 거다. 진지한 표정으로 책과 굿즈를 고르는 장애 당사자의 모습에서 나도 모르게 집중하여 지켜봤다.
서로가 “믿을 구석”이 되었으면. ©Perplexity
서로가 “믿을 구석”이 되었으면. ©Perplexity

3년 전, 「국립장애인도서관」에서 진행한 <장애인 독서활동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의 연간 독서율은 26%라고 한다. 비장애인과 애초부터 비교할 수 없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가장 큰 건 장애 유형별 도서관 접근성이나 대체자료 부족 등을 들 수 있다. 함께 조사했었던 장애인의 도서관 이용률 또한 5.9%인 걸 보면 작년이나 올해나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고 계속 과거에만 머무르진 않았다고 감히 말한다. 오디오북이나 점자도서, 알기 쉬운 자료 형태로 장애 유형에 맞게 콘텐츠를 제작, 보급하는 움직임은 멈추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나도 종자사로 근무했었을 당시에 함께하던 성인 발달 장애인 대상으로 “책 읽기” 활동을 반드시 프로그램에 넣었다. 민관에서 제작된 양질의 자료들이 상당하여 이를 기반으로 자립생활훈련을 진행했었던 기억이 난다. 반복하여 해당 책의 내용을 읽고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조금씩 늘린 결과, 어느새 일과 중 하나가 되어 적극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하던 분위기를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서로가 “믿을 구석”이 되었으면. ©Perplexity
서로가 “믿을 구석”이 되었으면. ©Perplexity


그렇기에 나는 책의 힘을 믿는다. 독서를 강요할 순 없지만 책 읽는 즐거움은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조금은 인위적이면서도 원초적인 감정이라 본다. 이를 알고 있으니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다들 도서전에 참여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올해는 안전상의 이유로 현장 판매를 주최 측에서 하지 않아 장애·비장애인 모두 신청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참여해서라는데 안전한 관람을 위해서라는 이유는 충분히 공감된다. 다만 조력이 필요한 장애인들의 경우 “동반 1인”을 위하여 별도의 표를 판매하거나 제공했음이 어땠을까 개인적으로 의견을 보탠다. 다음 행사는 이를 고려한 규정이 새로 만들어질 거라 살짝 예측해 본다. 모두의 접근성을 위해서라도 말이다.
'2025 서울국제도서전(SIBF)' 모습. ©조형준
'2025 서울국제도서전(SIBF)' 모습. ©조형준

행사 마감이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도 관람객들은 나올 생각이 없어 보였다. 이 중에는 구매한 책과 굿즈들을 한가득 안고 조력자와 담소를 나누는 장애 당사자들이 몇 보였다. 또 다리가 불편함에도 내 옆에서 이벤트에 열심히 참여했던 어느 당사자도 다시 만났다. 기쁜 표정으로 출입구 복도 한 쪽에서 짐들을 꺼내 차곡차곡 정리하고 있었다. 그렇게 5일간 열린 국내 최대의 도서전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2025 서울국제도서전(SIBF)' 모습. ©조형준
'2025 서울국제도서전(SIBF)' 모습. ©조형준


「2025 서울국제도서전」의 주제는 “믿을 구석(The Last Resort)”이었다. 살다 보면 겪는 고난과 위기, 그 안에서 느껴지는 감정적 흔들림이나 경제적 어려움 등은 장애·비장애인 모두에게 해당될 것이다. 이 어려움, 함께 의지하며 넘겠다는 뜻은 군데군데 열린 북토크에서 작가들이 청중들에게 진정성 있게 전달되었을 터다.


'회색인간' 김동식 작가와 함께. ©조형준
'회색인간' 김동식 작가와 함께. ©조형준

열린 문화의 축제, 각자가 서로의 믿을 구석이 되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다음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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